[중국한인역사] 류훠공원

[중국한인역사] 류훠공원

랴오레이 공관을 참관하고 우리 일행은 류훠공원으로 왔습니다. 가까운 거리지만 교통체증이 심해서 걸어오는 것보다 시간이 더 많이 걸렸네요. 

류훠공원은 당나라 시기 문학의 대가 유종원(柳宗元)을 기념하는 공원입니다. 류훠공원에 류종원의 의관묘가 있지만 류저우 사람들은 유종원의 진짜 묘라고 믿을만큼 류종원을 존경합니다. 공원은 수목이 울창하고 류훠사(柳侯祠), 류훠의관묘(柳侯衣冠墓), 텐상정(甜香亭), 뤄츠(罗池), 음악정(音乐亭), 스류셴(思柳轩) 등이 있어서 시민들이 즐겨 찾는 휴식 공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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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류훠공원에 스민 우리 민족 정신을 기념하려고 먼 길을 찾아왔습니다. 류훠공원은 피난중이던 우리 임시정부 청년들이 항일을 해야한다고 결심하고 일어선 장소입니다. 

류저우에 막 도착한 한인 젊은이들은 장시회관으로 추정되는 공원 옆 목조건물 이층집에 입주했습니다. 할 일도 없고 무료하니 류훠공원에 갔는데 중국 여러 항전단체가 시민을 대상으로 항일집회를 하고 항일노래를 가르치고 항일 연극 공연도 연습하고 있었습니다. 이들은 총 들고 일선에 나가 싸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후방에서 항전의식을 고취하는 것이 주요한 항전이라고 선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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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창가수로 불리던 이준식 장군의 부인 김병인

 

중국의 항일 방법을 보고 들으면서 우리 젊은이들은 “그 정도는 우리도 할 수 있다”고 마음 먹고 공원내 음악정에서 우리 민요를 불렀습니다. 

중국민요을 연구하는 중국청년단 단장이 노래 연습을 도와 주었습니다. 항일노래를 배운 우리 젊은이들은 거리로 나가 중국인들을 상대로 항전가를 불렀습니다. 

독창가수로 불리는 김병인이 혁명가곡을 부를 때면 길가던 사람들도 걸음을 멈추고 노래를 듣고 박수를 쳤습니다. 나무 그늘 아래에서 쉬던 농부들은 우리 청년들이 부르는 노래를 들으면 손에 쥔 괭이나 농기구자루를 툭툭 치며 어깨를 으쓱이며 따라 불렀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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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부적으로 그림을 잘 그리는 조시제(趙時濟)가 대형 선전 벽보를 그려 부치러 나가면 나이 어린 이윤철이 풀통을 들고 따라 다니며 벽에 풀칠을 했습니다. 항일 벽보와 전단지도 만들어 담벽에 붙이거나 뿌렸습니다. 그러다보니 나이의 고하를 막론하고 모두들 개인의 능력에 따라 자기가 가진 재능을 최대한 발휘하여 항일 운동에 참여하려고 애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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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시제

 

우리 탐방팀도 류훠공원 음악정에서 노래를 불렀습니다. 역사연구회에 국악선생님이 계십니다. 류저우에 피난 온 우리의 상황을 감안하면 ‘상주 아리랑’이 더 어울리는데 너무 슬퍼서 우리가 눈물 흘릴까 봐 ‘진도 아리랑”을 신나게 불러주셨습니다. 그리고 삼일독립운동 20주년 기념행사에서 우리의 어린 아이들이 불렀던 반달도 불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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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한국독립운동역사연구회 강정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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