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1일 광저우한국학교(교장 김성희)에서는 국어 교과 연계 답사로 선생님들과 12학년 학생들이 월수구에 위치한 루쉰 기념관을 방문하였습니다. 크로바 장학회의 후원으로 진행하게 된 이번 답사는 광저우에서 한국독립운동역사연구회를 이끌고 있는 송기봉 회장이 함께 동행하여 루쉰기념관 곳곳을 학생들에게 해설하기도 하였습니다. 답사에 참여한 하예령 학생기자의 짧은 답사기를 소개합니다.
1959년 개관한 루쉰 기념관은 한때 중산 대학교 캠퍼스 였으며, 국민당 제 1차 전국 대표회의가 열린 역사적 장소이기도 하다. 노란 종탑이 상징적인 이 건물은 1926년 설립된 중산대학의 초기 본부 청사로 사용 되었다가 이후 중산대학교가 캠퍼스를 이전하면서 기념관으로 사용되기 시작했고, 1958년 중국 공산당 광둥성 위원회에 의해 보수과정을 거쳐 건국 10주년 기념일을 맞아 개관하였다.
루쉰은 근현대 중국 문학을 대표하는 가장 중요한 인물이자 민족의 영혼으로 평가 받고 있는 작가이자 사상가, 사회 운동가이다. 1840년 아편전쟁 이후 백년간의 중국 역사는 영국을 선두로 서양 제국의 침략을 받아 반식민지화 과정의 역사였고, 중국 민족이 서구 열강의 지배를 벗어나고자 하는 노력의 역사였다. 중국의 유교적 전통사회 내의 폐단으로 인한 국민성의 후진성은 근대화를 저해하고 중국을 더욱 나락으로 빠지게 하는 원인으로 지적되었으며 전근대적인 국민정신을 계몽하고 개선하기 위한 문화운동이 지식인들 사이에 일어나게 되고 마침내 1919년 5.4 운동이라는 신문화 운동이 일어나게 된다.
루쉰의 대표작 아큐정전은 신해혁명 시기의 농촌생활을 소재로 이 시기의 중국 농촌생활을 파헤쳐 아Q라는 인물의 운명을 비극적으로 묘사함과 동시에 중국 민족의 나쁜 근성을 지적하며 국민성을 각성시키려 하였다고 평가받는다. 문학혁명에 열정을 가지고 있던 루쉰은 1918년 <광인일기>로부터 1925년 <이혼>에 이르기까지 8여년 동안 많은 소설을 발표하기도 하며 작가 사상가로서 명성을 얻게 된다. 이후 샤먼을 거쳐 광저우로 오게 된 루쉰은 중산대학교에서 강의를 하기도 하였다.
우리 12학년 학생들은 한 학기 동안 국어시간에 루쉰의 아Q정전을 읽고 토론하며 중국 근현대화 시기의 사상과 문화 등에 대해 공부해 왔다. 교실에서 한 학기 동안 공부해 왔던 루쉰이라는 작가를 현장에서 직접 만나는 것처럼 탐구할 수 할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루쉰 기념관 방문의 의미가 컸지만, 루쉰이 직접 강의를 하기도 했던 장소인 중산대학교 옛 캠퍼스였던 의미 있는 장소에 세워진 루쉰 기념관 방문은 그의 발 자취를 따라 갈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광저우 한국학교 하예령학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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