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한인역사] 서응호 1 - 서응호가 졸업한 페이잉중학교

[중국한인역사] 서응호 1 - 서응호가 졸업한 페이잉중학교

서응호의 본명 서의준(1899-? 徐義駿, 徐应浩 徐应洛) 
본적: 함남 덕원군 적전면 신풍리

 

광저우시 팡춘 바이허동(白鶴洞) 페이잉(倍英)중학교는 광저우에서 손꼽는 중점학교입니다. 1920년대, 가난해서 학비가 없었던 고학생 서응호가 미국인 교장의 특별후원으로 입학하여 3년간 공부하고 졸업한 학교입니다. 서응호의 학구열이 뜨겁기도 했지만 외국인 학생을 받아준 교장이 고맙기도 하고 페이잉학교 교정을 한번 보고 싶은 마음이 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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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2월 29일, 바로 10년 전 이맘때 페이잉(倍英)중학교를 찾아갔습니다. 캠퍼스는 아무나 들어갈 수 없는지라 멀리서라도 교정을 한번 보겠다고 갔는데 마침 교문은 살짝 열려 있고 수위가 자리를 비웠네요. 태연자약하게 마치 학교에 볼일이라도 있는 듯 교문을 들어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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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지만 사계절이 늘 푸른 광저우, 그날은 햇살이 따스해서 마치 봄날 같은 겨울 오후였습니다. 교문을 들어가 몇 발짝 걷지 않았는데 눈앞에 동화를 보는 듯한 아기자기한 5층 종탑이 나타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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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황색 유리 기와의 팔각 원형지붕 아래 옛날 시골에서 보던 교회 종이 달려 있네요, 아래층에는 붙박이 시계와 “信(신), 望(망), 愛(애)”라는 세 글자, 연세대학교에서 익숙하게 보아 온 독수리 형상, 자그마한 미닫이 창문, 기독교적 함의가 물씬 풍기는 종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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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미지의 세계를 보고 오면 공부는 그때부터 시작됩니다. 페이잉중학교는 1866년 미국장로회에서 중국으로 파송한 나하례(Willian Dean Noyes ~1914) 목사가 설립한 학교입니다. 목사 가정에서 성장한 나하례는 중국의 태평천국이 기독교로 시작되었으나 총칼로 통치하다가 종말을 맞았다는 것을 알고 중국에 제대로 성경을 전하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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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66년 30세가 된 나하례는 부인과 두 살 된 아들을 데리고 109일간 소형 배를 타고 태평양을 건너 홍콩을 경유해서 광저우에 도착했습니다. 그러나 부인은 1년이 못되어 죽고 나하례마저 큰 병에 걸렸습니다. 나하례의 동생 나하리(Harriet Newell noyes ?~1924)가 인도 선교사로 나갈 준비를 하고 있다가 올케가 죽고 오빠가 몹시 아프다는 소식을 듣고 오빠를 돕기 위해 광저우로 왔습니다. 

 

나하례는 광저우에 온 지 10년이 지나서야 교회를 시작하고 1879년 광저우시 사지(사기, 沙基) 통더대가(동덕대가, 同德大街)에 안화당(安和堂)이라는 학교를 시작했다. 그리고 수년 후 1887년에 팡춘 청송원(聽松園) 부지 1만 평을 사고 안화당 학교를 이전하여 페이잉서원(培英書院)으로 개명하고 학교를 운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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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티(长提) 진광중학(真光中学) 교문과 20년대에 지은 팡촌 长提 진광중학 건물

 

나하리는 1872년 부녀자와 여자아이 6명을 데리고 페이잉서원과 인접한 곳에 진광(眞光) 학교를 시작했습니다. 성경 구절 중에 “참 빛”. “너희는 세상의 빛이다”라는 말씀을 근거로 학교 이름을 “진광(眞光)”이라고 지었습니다. 

 

나하례의 여동생이자 나하리의 언니 마샤(Martha Noyes, 1840~1925)도 1873년에 광저우로 왔습니다. 그때 마샤는 33세 미혼이었습니다. 동생이 운영하는 진광학교를 돕고 미국 북미장로회가 설립한 박제의원(博濟醫員)에서 환자를 돌보며 복음을 전했습니다. 현재 손중산기념병원 “중산대학 제2병원”의 전신이 박제의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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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제의원 설립자 켈 목사

 

박제의원을 설립한 켈(John G.Kerr) 목사의 두 번째 부인이 세상을 떠나자 46세의 마샤는 켈과 결혼했습니다. 마샤는 결혼 후 진광학교 사역을 그만두고 남편과 중국 최초의 정신병원이 되는 혜애(惠愛) 병원을 팡촌에 설립했습니다. 

 

나하례는 48년간 사역을 하고 1914년 1월, 78세의 나이로 소천했습니다. 페이잉중학교의 5층 종탑이 들려주는 나하례 목사 삼 남매가 광저우에서 실천한 “신ˑ망ˑ애” 이야기입니다. 

 

 

참고자료 

김현숙 지음, 『시님의 빛』, 황금종,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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