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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광동성하나골프협회 광주지회 제6대 허호성 회장 - 봉사로 골프협회 섬겼더니 날씨도 따라 주더라
기사입력 2023.02.24 00:29전국조선족기업가골프협회
광동성하나골프협회 광주지회 제6대 회장
허호성 회장
■ 고향: 길림성 연길시
■ 기업: 广州卓王国际贸易有限公司
■ 골프 구력: 20년
광주조선족골프협회 역대회장
초대회장 김철용(2008년-2009년)
2대회장 신영식(2010년-2011년)
3대회장 전우범(2012년-2013년)
4대회장 김철용(2014년-2015년)
5대회장 김기철(2016년-2018년)
6대회장 허호성(2019년-2020년)
7대회장 김철용(2021년-)
* 현재 등록된 회원수: 120명
허호성 회장은 골프를 정말 사랑하고, 골프로 행복을 느끼는 사람이다. 그가 말해서가 아니라 대화에서 자연스럽게 그 느낌이 전해 진다.
그는 2001년 부터 골프를 쳤는데, 연태(烟台)에서 신발 사업을 할 때 한국 바이어들이 모두 골프를 너무 좋아했다. 세계에서 한국인들이 골프를 최고로 좋아하는 나라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보였으니, 당시 골프를 안치고 있었던 허호성 회장 눈에는 뭐가 저리 좋은가 할 뿐이었다.
그때 형, 아우로 지내던 한국 지인이 골프를 추천하길래, “내가 무슨 골프냐, 그 돈이면 돼지고기 몇 근 사서 집가서 먹을란다”하며 콧방귀를 뀌며 거절했다. 그래도 그 형은 골프 안치면 재미나는 일이 없으니 골프를 치라며, 골프채를 사주고 며칠 동안 연습을 시키더니만 골프장 비용까지 대주며 필드로 데려 갔다.
이렇게 어처구니 없이 골프를 시작해서 10살 차이 나는 형들과 골프를 치며 여러 가지를 배웠다. 골프 매너는 물론 골프가 내 욕심으로 되는 게 아니고, 욕심을 가질수록 엇나간다 것, 마음을 내려놓고 힘을 뺄 때 공이 더 아름답게 가고, 멀리 간다는 것 등 골프의 지혜를 터득해 나갔다. 혈액형 A형의 완벽주의 성격인 그는 점점 더 골프의 마력에 빠져 들며, 한국 골프 프로그램을 매일 녹화해서 골프를 섭렵해 갔다. 얼마나 많이 봤는지 골프이론이 해박해져 주변에서는 골프코치를 하라 할 정도였다.
그는 한 번씩 연습장에 가면, 한 시간에 800원 코치비용을 들여서 일주일 동안 동작 하나 배우며 한 숨을 쉬는 젊은 친구들을 적잖게 본다. 그럼 조용히 다가가서 기본 동작 가이드를 해주면 매우 고마워 한다. 젊은 친구들에겐 허호성 회장이 연습장의 비밀병기인셈이다.
허호성 회장은 2004년에 광주에 와서 신발 제조, 신발 부자재를 한국에 납품하는 사업을 줄곧 해 오고 있다. 당시에 신발업계 한국인들과 광주에 오다 보니 아는 사람도 없고 조선민족 친구도 없었다. 그 때 골프모임도 한국인들만 알다보니 화두한인골프회와 한류회에서 골프를 쳤었는데, 뒤늦게 조선민족골프협회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양쪽 모임을 같이 나가다가, 후에 광주조선민족골프협회 회장직을 맡으면서 한류회는 자연스럽게 빠지게 되었다.
과거 양쪽 협회에서 골프를 치다 보니 한국인 골프와 조선민족 골프에 조금 차이를 느꼈다. 한국인 골프는 매너를 중시하기에 지켜야 할 골프 매너들이 굉장히 많다. 타인이 골프칠 때 말하면 안되고, 그림자가 비쳐도 안되고, 장갑 찍찍이 소리가 나도 안된다 등 굉장히 강박감이 몰려와 조심스러우나 반면, 조선민족 골프는 매너가 좀 더 향상되었으면 하는 아쉬움은 있지만 앞에서 말한 강박관념이 없어 좀 느스한 분위기에서 골프를 칠 수 있어 좋았다고 한다.
그는 광주골프협회에서 약 6년 회원으로 참가하다가 김철용 회장의 추천으로 회장을 맡게 되었다. 당시 18명 정도 회원이 있었는데 오래 활동하다 보니 나이도 있고, 늘 차려 놓은 밥상에 앉아 먹기만 한 것이 미안해서 봉사를 다짐하기로 했다. 그 날 허호성 회장은 독실한 크리스찬으로 집에 와서 첫째, 회원 30명만 되게 해달라는 것과 둘째, 협회 회장직을 맡는 동안은 건전한 골프모임이 될 수 있게 기도했다고 한다.
2년 동안 또 하나의 기적이 있는데, 남방은 비가 자주 내리는 곳이기에 운동을 하다 보면 비 때문에 마지막 홀까지 다 치지 못하고 중단되는 일들이 많았다. 그러나 허호성 회장의 임기 기간에는 날씨 때문에 한 번도 운동이 중단되거나 취소된 적이 없었다는 것이다. 이 역시 그의 말에 의하면 골프 치기 전날이면 사고 없이, 날씨 좋고 비로 영향 받지 않게 해달라고 꼭 기도를 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실제로 비가 오는 날에 골프장에 도착하면 비가 딱 그치거나, 골프를 다 치고 나면 그제야 비가 왔다며, 2년간 스물 몇 번의 정기모임에 한 번도 비 때문에 영향 받은 적이 없었다고 한다. 기적은 기적이다.
오죽하면 이후에 골프장 가는 날 번개치고 우뢰가 있으면 동생들의 문자가 오는데, “형님 오늘은 기도를 안했어요?”라고 묻는단다.
그가 회장이 되고 조별짜기에도 변화를 주었다. 그전에는 수준별로 80타 치는 사람들끼리, 90타 치는 사람들끼리 치곤 했든데, 잘치고 못치든, 나이 많고 적든, 외지인 현지인, 구분 없이 추첨을 통해서 함께 치게 했다. 이렇게 바꾸니 다양하게 어울려서 모든 회원들이 더 친목을 다지게 되었다. 그리고 내기를 하면 이기는 사람이 캐디비를 내고 돈을 다 돌려주게 했다. 이렇게 소소히 변화를 주다 보니 2년 사이 정식회원이 60명으로 늘어나 있었다.
허호성 회장은 젊은 사람들을 만나면 항상 해주는 이야기가 있다. “젊은 사람들이 골프를 칠 수 있는 건 하늘이 내려준 복이다. 항상 뒤를 돌아보면서 자기가 소홀했던 게 없는가를 점검하라”고 한다.
그는 초창기 회원들은 이제 3분의 1도 안된다며, 타지역으로 간 사람도 있지만, 골프를 더 못치는 사람도 적지 않다. 그렇기에 지금 잘되고 있을 수록 항상 뒤를 돌아보면서 골프에만 빠지지 말고 사업에도 더욱 집중하라고 당부한다.
과거에는 골프 안치는 사람이 있으면 쳐 보라고 권했는데, 종교가 있은 후 부터는 권하지 않는다. 골프때문에 사업 망하는 사람도 봤고, 도박 기질이 있는 사람은 골프에 너무 빠져서 사업과 일상에 영향을 받는다. 골프는 중독성이 있어서 자칫 자기 통제를 잘못하면 어려운 길로 빠질 수 있어 지금은 권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는 10년간 골프 방향이 늘 오른쪽으로 갔다. 오른쪽으로 갔다는 건, 오른팔에 힘이 엄청 들어갔다는 뜻이다. 가볍게 해드 무게를 느끼면서 스윙을 하니까 80타를 쳤다며, 그동안 골프기술이 향상된 것이 아니라 마음이 변한 것이라 한다. 기술은 예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자기를 컨트롤 못했기 때문, 골프는 결국 힘빼기 운동인 것이다.
옛날에 비즈니스 할 때도, 욕심으로 많은 이익을 붙일때는 손님이 적고, 다 내려놓고 적게 붙이니까 오더가 엄청 많이 밀려서 들어 온다며, 재밌는 일화를 비추어 말해 주는데 그만큼 욕심을 버리면 더 좋은 일들이 많이 생긴다는 뜻이겠다.
골프협회에서 활동하면서 보람되는 일이 많지만, 그 중 한국에 코로나가 막 터졌을 때 김철용 회장이 선도해서 회원들과 함께 마스크를 사서 한국에 보낸 일과 행사때마다 모금함을 설치하여 노인협회에 전달하거나 어려운 이에게 도움의 손길을 주는 일이다. 그 역시 아내가 신부전증으로 수술을 했는데 회원들이 마음을 모아 응원을 해주었다고 한다. 돈이 중요한 게 아니라 회원들 간의 우정이 중요한 것이다.
미국 속담에 ‘하루만 행복해지려면 이발소에 가서 머리를 깎아라. 1주일만 행복해지고 싶다면 결혼을 해라. 1개월 정도라면 말을 사고, 1년이라면 새집을 지어라. 그러나 평생토록 행복해지려면 골프를 쳐라’는 말이 있다. 허호성 회장은 ‘인생이 행복해 질 수 있는 길이 골프’라는 참 뜻을 알고 있는 멋진 사람이다.